식집사 생활/아보카도

아보카도 씨앗에서부터 약 4.5개월 간의 성장기

폴라플라 2025. 6. 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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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우리 집에는 어쩌다 보니 아보카도가 생겼습니다.

 

과육은 먹고 남은 동그란 씨앗. 솔직히 다들 한 번쯤 이 씨앗을 보면 키워보고 싶은 생각 들지 않습니까.

이미 식집사 입덕 단계에 들어간 저는 망설임 없이 동그란 아보카도 씨앗 세 개쯤을 빈 유리병에다 물을 담아서 놔두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사진으로 담진 않았지만... 싹이 나는 과정은 매우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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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씨앗... 너 언제 크니...?


길고도 긴 여정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대로 아보카도 씨앗을 수돗물에 담가두고 2~3일에 한 번씩 물을 갈아줬습니다. 이 과정이 정말 정말 인내의 시간이었습니다. 1개월이 넘도록 소식이 없던 아보카도 씨앗에서는 1개월 반쯤이 지났을까... 드디어 한 씨앗에서 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씨앗이 반으로 갈라지는 것처럼 나뉘더니 중간의 핵 같은 곳에서 하얀 뿌리가 조금씩 나더군요.

 

드디어 뭔가 진전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뿌리가 아직 충분히 커지진 않은것 같아 그대로 7~9일 정도를 더 기다려봤습니다. 하지만 뿌리는 처음과 큰 변화가 없는 듯했죠. 기다림에 지친 저는 뿌리가 자란 아보카도 씨앗 한 개를 조그마한 화분에 두고 흙에 묻어뒀습니다.

 

그렇게... 또 기약없는 기다림이 지나갔습니다.

 

 

2. 싹이 나기만 하면 정말 쑥쑥 크는 아보카도


거의 올해 1월 말부터 키우던 아보카도는 3월이 다 되어 갈 때쯤 흙에 심었고, 4월 초가 되어도 별 소식이 없었습니다. 저도 잊고 살고 가끔 흙에 물만 좀 주는 정도로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화분을 관리하면서 흙을 한번씩 만지는 버릇이 있는 저는 다른 화분들을 관리하다 무심결에 아보카도 화분에 있는 흙도 만져봅니다.

 

(볼록)

 

'볼록??' 분명 아무 소식도 없어서 이대로 씨앗이 썩었나 싶었던 저는 화분을 들여다봤습니다. 정말 귀여운 줄기 하나가 씨앗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아보카도는 눈 감았다 뜨면 자라 있을 정도로 크기 시작했습니다.

 

  • 2025년 04월 26일(싹이 나고 4일째)

아보카도 새싹
처음 나올땐 말 그대로 흙에서 볼록 튀어나온 수준이었지만, 나흘만에 이렇게 컸습니다. - 2025.04

 

  • 2025년 05월 02일(싹이 나고 10일째)

아보카도 새 잎이 나오는 모습
줄기만 한참 올리던 아보카도는 잎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 2025.05

 

새싹이 움트고 한동안 줄기를 올리던 아보카도는 때가 되었는지, 귀여운 연두색 이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씨앗 때부터 기다린 시간을 보상이라도 해주겠다는 듯이 성장이 정말 빨랐습니다.

 

  • 2025년 05월 06일(싹이 나고 14일째)

잎이 펴진 아보카도
이제 제법 식물같아 졌습니다. - 2025.05

 

말려있던 이파리도 이렇게 점점 펴지고,

  • 2025년 05월 08일(싹이 나고 16일째)

윤기나는 아보카도 새싹
잎에서 윤기도 나네요. - 2025.05

  • 2025년 05월 12일(싹이 트고 20일째)

창가에 있는 윤기나는 잎을 가진 아보카도
귀여운 아보카도 잎 - 2025.05

 

화분이 점점 작다고 느껴져 분갈이도 해주니 넓어진 공간이 좋았는지 윤기나는 잎을 하루가 다르게 내고 있었습니다. 분갈이해줄 때 보니 뿌리도 그 좁은 파란 화분에서 어느새 돌돌 말려서 화분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뭔가 키울려고 물에 담가두고 뿌리 나고 심은 거지만... 새삼 이렇게 잘 클 줄은 몰랐네요.

 

3. 손바닥만해진 이파리


  • 2025년 05월 15일(싹이 트고 23일째)

잎이 조금 더 커진 아보카도
좀 나무 같아진 모습입니다. - 2025.05

  • 2025년 06월 03일(싹이 트고 42일째)

커진 아보카도 묘목
잎이 손바닥만해졌습니다. - 2025.06

  • 2025년 06월 05일(싹이 나고 44일째)

손바닥만한 이파리가 생긴 아보카도
다 크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요. - 2025.06
처음에 비하면 줄기도 엄청 커졌습니다. - 2025.06

 

이파리와 줄기는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더니 이젠 좀 나무 같아 보입니다. 제 손이 절대 작은 손은 아닌데 잎은 싹이 나고 한 달이 좀 넘은 시점에서 제 손을 펼친 것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이파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큰 나무가 될지 궁금하네요.

 

여기까지 키우는 방법이랄건 딱히 다른 식물들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 씨앗은 물에 담궈두고 생각보다 아주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뿌리가 납니다. 잘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보면 뿌리가 나있으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보세요.
  • 뿌리가 나고 싹이 나기 전까지는 화분 흙이 마르지 않게 촉촉하게 유지해 줬습니다.
  • 싹이 트고 나서는 양지바른 곳에 매일 못해도 4시간씩은 햇빛을 보게 해 주거나 식물등을 이용해 빛을 비춰 줬습니다. 아보카도는 물도 좋아하고 햇빛도 좋아합니다. 너무 강한 직광에서는 잎이 쳐지는 현상이 생기기도 했습니다만, 흐린 날이나 잠시 해를 피하게 해 주면 하루 정도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 나무가 어느 정도 커진 상태에선 다른 식물들과 마찬가지로 겉흙(흙에 손가락을 넣어 1cm 정도까지)이 마르면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물마름 주기가 꽤 길던 아보카도도 서서히 커가며 물마름이 빨라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다이소에서 사 온 이 조그마한 화분도 조금 있으면 좁아져서 분갈이를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집에 화분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어디다 둥지도 고민이네요... ㅋㅋㅋㅋㅋ 식집사 생활이 돈 안 든다는 건 거짓말이고 가장 필요한 건 부동산이라더니 그 말을 여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다음에 또 더 자란 아보카도 성장기와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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