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집에 화분은 키워보고 싶은데 공간 차지하는 건 싫고... 뭔가 집 인테리어와도 잘 어울렸으면 하고...
그런 여러분들을 위해 책상에도 올려두고 키울 수 있고, 관리하기도 어렵지 않은 미니 테라리움을 한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블로그 주인장은 식집사가 되어 남들에게 영업할 용도로 테라리움을 만들게 된 거지, 공간 차지하는 게 싫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그냥 어떻게든 하나 더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죠. 예...
1. 재료 정하기
이 포스트 링크의 모든 제품들은 내돈내산이며, 일체 협찬/광고는 받지 않았고, 광고의 의도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우선 테라리움을 만든다면, 어떤 용기(화분)에 담을지 고민이 됐습니다. 시중에 이미 나와 있는 테라리움 키트도 있었지만 남들이 다 하는 건 싫은 제 홍대병은 여기서도 어김없이 도져서 그건 넘기기로 했습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쿠팡에서 적당한 크기의 위스키 잔 두 개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플라스틱 케이스는 애초에 유리보다 투명도나 분위기 면에서 더 이쁘지 않을 것 같아서 배제했습니다.
어항형이나 유리병형은 잘 만든다면 이쁘겠지만, 입구가 좁아 테라리움도 처음 만들어보는 제가 예쁘게 배치하긴 어려워 보였습니다. 코딩할 때도 쉬운 파이썬을 좋아하는 저는 간단하고 쉬운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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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정해졌으니, 이제 어떤 식물을 넣고 무엇을 배치할지 고민해볼 차례였습니다.
그중 제가 무척이나 테라리움에 넣고 싶었던 식물 중 하나는 바로 '제주애기모람'이었습니다.
덩굴성이어서 나중에 화분으로도 옮겨 심어도 풍성하게 밑으로 늘어지면서 자라고 이파리 모양까지 예쁜 이 식물을 도저히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중에 파는 제주애기모람은 한 촉(5cm가량 절단한 것)이 배송비까지 생각하면 은근히 무시 못할 가격이었습니다. 2개에 2500원씩 하는데 배송비 2500원을 더하면 절대 저렴하다고는 못하겠더군요.
이 역시 고민 끝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두기테라리움(링크)'라는 곳에서 제주애기모람을 다른 재료들과 같이 구매함으로써 배송비를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저는 재료를 새로 다 사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같이 구매하는 게 더 저렴했기도 하고요.
그다음에 넣어줄 식물은 흙에 잔디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이끼가 있었으면 좋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고른 이끼는 바로...
바로 요 '비단이끼'였습니다. 건조된 상태로 있다가 물만 부어주면 10분 안에 파릇파릇해지는 신기한 이끼더군요.
이끼 주제에 음지가 아닌 은근히 밝은 빛을 요구하는 게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저는 아무렴 어때라고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이끼 역시 '두기테라리움(링크)'에서 같이 팔고 있더군요. 여기서 식물을 사니 덤으로 테라리움에 넣을 수 있는 콩자개도 선물로 줬습니다.
다음은 테라리움에 예쁜 돌 몇 개 정도는 있어줘야 분위기도 살고 볼 맛이 나지 않겠습니까?
처음에는 화산석 조그마한 사이즈를 쿠팡에서 몇 묶음 구매하여 넣는 걸로 해볼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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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돌 양에 비해선 나쁘지 않고... 남은 돌들은 화산석 디퓨저가 되어 집에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남의 집 테라리움에서 저는 '자수정'을 보고야 맙니다.
눈이 돌아간 저는 국내 쇼핑몰에서 위스키 잔에 들어갈만한 사이즈의 자수정을 찾아봤지만, 쿠팡이건 네이버건 어차피 다 중국에서 사 와서 다시 되파는 물건인 것 같고... 무엇보다 비싸더군요.
그럴 바에야... 우리에겐 알리익스프레스가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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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서 주문할 때, 사진 리뷰를 보니 절대 저 위의 사진처럼 쨍한 색깔의 자수정이 오겠다고 기대하면 안 되겠더군요. 어차피 무료배송은 10,000원부터 시작이었으니, 이왕 이렇게 된 거 가챠를 한다는 느낌으로 저는 5세트(10개)를 시켜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필요한 재료들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훈탄(왕겨): 테라리움 내부 습도 유지 및 살균작용에 도움을 준다고 하네요.
- 상토: 다이소에서 구매했습니다. 식물을 심는 거니 어쨌든 흙이 필요하긴 합니다.
- 흰모래: 테라리움 바닥재로 밑의 배수층을 덮어주는 용도로 구매했습니다. 보기에도 더 이쁘고요.
- 하이드로볼(소립): 다이소에서 구매했습니다. 컵 밑바닥에 깔아서 역시 습도 조절과 물이 흙으로부터 빠지게 하는 배수층의 역할을 합니다.
2. 테라리움 만들기
만드는 과정은 간단합니다. 사진으로 남겨뒀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사진이 없어서 글로만 간략히 적어봅니다. 딱히 설명에도 사진이 필요할 것 같진 않네요.
- 먼저 컵 밑바닥에 하이드로볼을 깔아줍니다. 한 0.8cm 두께 정도면 적당했던 것 같습니다. 하이드로볼은 물을 주면 위의 흙에서 흘러나온 물을 흡수하여 물이 고이는 것도 방지하고 습도조절을 도와줄 겁니다.
- 하이드로볼을 적당히 깔아줬다면, 그 위에 훈탄을 0.5cm~0.8cm 정도 층이 질 수 있게 깔아줍니다. 이 훈탄 역시 하이드로볼과 비슷하게 습도를 조절하고 약간의 살균작용을 해준다고 합니다.
- 훈탄까지 깔아줬다면 모래를 그 위에 깔아줍니다. 모래는 흙과 배수층이 만나는 중간 지점에 있고 훈탄이 직접 식물 뿌리에 닿지 않게 해 줄 겁니다. 이뻐 보이는 건 덤이고요.
- 밑바닥을 다 깔아줬다면 다이소 상토를 1.5cm 두께로 깔아줍니다. 다 깔아준 후에는 물을 조금 줘서 흙을 촉촉하게 만들어줍니다. 흙이 젖은 상태로 식물 뿌리가 활착 할 수 있게 해 줍시다.
- 화산석을 흙 위에 박힐 수 있도록 살짝 눌러서 배치하고, 이제 비단이끼를 적당한 사이즈로 잘라서 흙에다 심어줍시다. 그다음, 제주애기모람과 콩자개를 원하는 곳에 배치해 줘서 심어주면 완성입니다.
아까 산 자수정은 어떻게 되었냐고요?
자수정 10연뽑을 알리에서 한 결과는...
그나마 예쁜 게 하나가 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는 솔직히 두 개는 괜찮은 게 올 줄 알았는데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거 같네요. 선물에 못난걸 줄 순 없으니 그나마 색깔이나 모양이 이쁜 두 개를 선물용 테라리움에 화산석 대신 넣은 사진이 포스트 제일 위의 사진입니다.
3.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이끼와 제주애기모람 키우기
저는 테라리움 식물들을 사면서 막연히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끼는 당연히 음지 식물일 테고 제주애기모람도 그렇게 빛 많이 필요 없이 적당히 줘도 된다던데?'
후에 이건 기껏 사온 식물을 고문하게 된 안일한 생각이 된 거 같습니다.
남은 비단이끼와 제주애기모람은 다이소에서 사 온 리빙박스에 상토를 깔고 마찬가지로 물을 뿌리고 심어뒀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 2025년 05월 05일
분명 처음에 올 때 잎이 꽤 있던 제주애기모람은 이파리가 노래지더니 금세 잎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했고, 테라리움에 있던 이끼 하나는 급격하게 노래지기 시작해서 급히 테라리움에서 꺼내고 리빙박스에 넣어봤지만... 결국 갔습니다.
저는 뭔가 이대로는 잘못되어 감을 느끼고 다시 한번 정보를 검색해 봅니다.
제주애기모람과 비단이끼는 빛을 조금 덜 받아도 되는 식물이지만, 아예 안 받으면 죽습니다.
예... 제가 안일했습니다. 식물등도 거의 비춰주지 않고 물만 매일 조금씩 뿌려줬더니 식물이 뿌리내리기는커녕 시름시름 앓고 있더군요. 그제야 잘못된 걸 느끼고, 저는 아래와 같이 해 줬습니다.
- 테라리움에는 랩을 씌워줘서 공중습도가 높은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주고(공중습도가 높으면 뿌리 활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 매일매일 3시간씩 환기를 해줬던 리빙박스 안의 식물들은 그냥 최소한으로 열어보게 하고(어차피 닫아두면 물이 증발하지 않아 괜찮습니다)
- 매일 햇빛이 드는 곳에 둘 여건이 되지 않아 식물등으로 오전부터 오후까지 최소한 6시간 정도는 빛을 볼 수 있게 해줬습니다.
그렇게 요양한 제주애기모람은 그 정성에 답하기라도 하듯 예쁜 새 잎들을 내주기 시작했습니다.
- 2025년 05월 16일(위 사진으로부터 11일 뒤)
- 2025년 06월 03일(위 사진으로부터 약 2주 뒤)
언제 앓았냐는 듯 새 잎을 신나게 내며 성장 중입니다. 같은 식물인데 빛도 없이 잘 자랄 거란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또 하나 놀란 건,
저 조그마한 모람이가 뿌리는 벌써 길쭉하게 내려 자라고 있더군요. 이제야 아무래도 제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확신이 들었습니다.
테라리움에 있던 제주애기모람도 마찬가지로 빛이 부족했는지, 잎이 많이 떨어지다가 이제야 새 잎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리빙박스에 넣어둔 것처럼 뿌리가 내린 건 볼 수 없지만 새 잎이 나오고 있다는 건 잘 살아있다는 증거겠죠??
4. 제주애기모람과 이끼를 키우는 환경
직접 2~3개월간 키워보니 나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방향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제 나름의 팁을 밑에다가 한번 끄적여보려고 합니다.
- 처음 구매하여 뿌리가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는 높은 공중습도를 유지해 주는 게 성장에 도움 되는 것 같습니다. 단적으로 위스키잔 테라리움은 랩을 씌우고 얼마 있지 않아 모람에서 새 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 물은 밀폐환경에서(뚜껑을 덮어두고) 키울 경우 한번 주고 덮어두면 그렇게 주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어차피 증발한 물이 랩이나 뚜껑에 가로막혀 다시 내부에서 순환합니다.
- 빛이 꽤 중요합니다. 책상에서 테라리움을 키우게 된다면 최소한 식물을 위한 USB 5W급 식물등이라도 있어야 식물이 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집에 식집사 생활을 위해 15W 식물등을 하나 쓰고 있어서 그걸로 매일 비춰주고 있습니다.
- 조금 빛이 바랜 것 같은 이끼는 따로 뽑아내어 물에 한 10분 정도 담가두니 다시 푸릇푸릇해졌습니다. 실내 습도가 건조하고 밀폐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이끼가 색이 좀 바래는 것 같네요.
리빙박스에 있는 제주애기모람은 나중에 잘 키워서 토분에다가 넝쿨처럼 늘어지게도 키워보고 싶네요. 토분의 적갈색과 애기모람의 녹색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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